정체성 흔들리는 '불 놓기' 사라진 제주들불축제 생태와 전통 사이 해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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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6-17 16:39 조회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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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대표하는 축제인 '제주들불축제'가 전통과 현대, 생태와 관광 사이에서 새로운 정체성 정립을 위한 방향 전환에 나섰습니다.
제주시는 오늘(17일) 오후 2시 시청 제1별관 회의실에서 '제주들불축제 발전방향 토론회'를 열고 '축제 정체성'과 '제주 전통문화 요소' 상실 우려에 대한 해소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오훈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주들불축제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보전과 축제발전의 양립 문제가 난제로 산적했다"며 "지속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두 영역의 조화로운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양립가능성을 탐색하는 오름보호협약 제도 등을 통해 오름의 경제적 이용가치와 환경적 보전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 축제의 운영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미 제주특별자치도농어업유산위원회 위원은 “들불축제의 디지털 전환 자체는 시대 흐름에 부합하지만, 목축문화의 정신과 공동체 의식을 잇는 서사적 연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스토리텔링 기반 콘텐츠와 전통 문화 재해석, 주민 참여형 기획 구조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1997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로 시작된 축제는 오름에서의 불 놓기를 중심으로 해마다 수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왔지만, 최근 환경과 기후 변화 이슈로 인해 오름 불 놓기가 폐지되며 상징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습니다.
올해 축제는 디지털 미디어아트와 생태 체험 콘텐츠로 전환됐으나, LED 횃불과 영상 퍼포먼스는 시각적 단조로움과 낮은 몰입도로 도민 및 관람객의 만족도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제주들불축제의 방향성을 다시 설정해야하는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는 "축제의 핵심 콘텐츠였던 불 놓기가 화려한 미디어 아트로 대체됐지만, 이 안에 '생태, 환경, 도민 참여의 가치'가 보이지 않는다"며 "미디어 아트와 불꽃쇼가 다른 지역에서도 열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제주 축제로서의 독창성, 차별성, 창의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좌 대표는 "축제의 내용도 제주에만 있는 오름의 가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오름’을 테마로 오름이 가지는 역사적, 문화적, 경관적 가치에 주목해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축제의 성격, 내용, 방향을 완전히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위영석 한라일보 부국장은 "들불축제의 정체성인 오름불놓기를 취소한 것은 아쉬움이 크지만, 디지털 구현으로 해서 들불축제 정체성이 확보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오름 불놓기를 상쇄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오름을 특별지역으로 지정해서 생태영향평가나 탄소포인트제를 계속하면서 오름불놓기를 되살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제주시는 오늘 열린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향후 축제 기획 과정에서 자연 환경 보전과 문화적 지속가능성, 기후변화 대응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정비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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